한국이 AI 칩 수요로 인해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을 최대 10년 앞당기면서, 국가 기업 서열이 재편되고 있다.
한국이 AI 칩 수요로 인해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을 최대 10년 앞당기면서, 국가 기업 서열이 재편되고 있다.

한국이 AI 칩 수요로 인해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을 최대 10년 앞당기면서, 국가 기업 서열이 재편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와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구축 계획을 최종 확정 중이다. AI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SK하이닉스는 용인 4공장 준공 시점을 당초보다 10년 앞당긴 2034년으로 조정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6월 24일 "AI 칩 수요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체 일정을 앞당길 필요가 생겼다"며 "양사와 세부 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당초 2044년 완공을 목표로 했던 용인 4공장을 2034년으로 앞당겼다.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점유율 61%를 차지하며 삼성전자(17%)와 마이크론(21%)을 압도하는 압도적 지위를 반영한 결과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해 340% 이상 급등하며 시가총액은 2082조5000억원(약 1조60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삼성전자(보통주 기준 2081조3000억원)를 일시적으로 추월한 수치다.
이번 클러스터 확장은 양사가 AI 기반 메모리 수요가 최소 10년 이상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7조7300억원의 영업손실에서 2024년 사상 최대인 23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엔비디아와 구글(알파벳)에 HBM을 공급한 덕분이다. 로직칩, 스마트폰, 가전 등 사업이 분산된 삼성전자는 HBM 격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AI 메모리 공급망에서 추가로 입지를 잃을 위험에 직면했다.
이 같은 일정 단축은 SK하이닉스의 극적인 반전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는 2000년대 초반 부채로 인해 사실상 붕괴 직전까지 갔으며, 2003년에는 주가가 135원까지 추락한 바 있다. 이후 약 10년간 채권단 관리 아래 있다가 SK그룹이 인수했다. 당시 인수에 강한 반대에 직면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출간한 저서에서 "하이닉스를 범용 메모리 생산업체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급업체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HBM은 다르다. SK하이닉스의 HBM이 다른 제품으로 대체되면 AI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우선주를 포함한 시가총액이 2252조원을 상회한다며 이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은 SK하이닉스의 특화 전략에 보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을 모두 앞질렀다. 파운드리 서비스와 가전 사업을 아우르는 삼성전자의 포괄적 사업 구조는 HBM 점유율 부진을 막지 못했다.
정부의 지원은 이 같은 경쟁 구도에 정책적 차원을 더한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부상 속에서 메모리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양사와 신규 반도체 투자를 논의 중이다. 서울에서 남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용인 클러스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허브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핵심 과제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가 주요 AI 하이퍼스케일러와 장기 공급 계약을 확정하기 전에 HBM 기술 및 수율 격차를 좁힐 수 있느냐다. SK하이닉스의 가격 결정력은 HBM이 AI 프로세서와 긴밀하게 통합된 설계에서 비롯되며, 이는 고객사의 전환 비용을 높인다. 삼성전자가 추격에 성공하면 상대적 밸류에이션 격차는 줄어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SK하이닉스의 선점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투자 조언을 구성하지 않습니다.